빛으로 그린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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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아빠와 아들의 사진산책

2-8(‘카메라는 깡통’... 그러나)

빛으로 그린 세상 2017. 7. 3. 15:11

준우야 아빠가 지난봄에 선물한 카메라(니콘 D3100) 맘에 드니? 비싼 카메라는 아니지만 사진을 시작하는 너에게 좋은 동반자가 될 거야. 아빠가 사진을 처음 접한 이후 직업으로 20여년을 지내는 동안 많은 카메라를 사용했지만 무엇보다도 좋은 카메라는 정을 가장 많이 나눈 카메라(니콘 FM2)였던 것 같아. 물론 지금 쓰고 있는 최첨단 디지털 카메라에는 성능과 편리함에서 비교할 수 가 없지만 오랜 세월 함께 하면서 손때가 묻은 당시의 필름카메라가 아직도 제일 좋은 카메라로 기억돼. 물론 그 카메라와 함께 ‘가평상공의 UFO출현’ ‘목숨 건 도강’등 전국을 들썩일 정도의 특종도 많이 했지. ^ ^

 

아빠가 처음 사진기를 접한 건 아빠의 아버지 카메라였어. 교사이셨던 할아버지는 성격이 꼼꼼한 분이시라 카메라를 애지중지 다루셔서 호기심이 많은 아빠도 함부로 만지지 못했지. 아빠가 군대 다녀온 후 모 잡지사에서 일하는 친구를 따라 경주 오지마을로 취재를 갔는데 할아버지의 카메라를 몰래 들고 함께 따라 갔던 거야. 당시 카메라 사용법도 제대로 숙지가 안 된 상태에서 사진을 찍어 준다고 따라나선 길이었는데 그만 필름을 제대로 걸지 않아 헛방을 돌렸지. 나중에 서울에 돌아와 현상을 하고 나서야 그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가 없었지. 한동안 친구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어 미안한 마음에 사진공부를 하게 된 거야.

그 사건이 인연이 되어서인지 사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후에 사진기자가 되어 지난 1987년 12월 대선취재를 통해 처음으로 니콘F2라는 카메라를 사용하게 되었어. 그 후 FM2, F3를 거쳐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현재의 니콘 D4에 이르기까지 실로 많은 카메라를 접하게 되었지. 
지금이야 휴대폰에 카메라가 기능이 장착되어 누구나 사진을 즐기고 찍다가 맘에 안 들면 바로 확인하고 지워 버리지만 필름을 사용하던 시절에는 한 장 한 장 찍을 때 마다 신중을 기하고 찍고 나서도 시진이 인화되어 나오기 까지 오랜 기다림과 설렘의 연속이었지. 한 장의 사진이 만들어지기 까지 절차도 복잡하고 까다로워 실수도 많았지만 그만큼 사진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지금보다 많았던 것 같아.


준우야 카메라는 언제, 왜 만들어졌을까?

세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싶은 욕구는 사진을 탄생시켰고 그것을 가능케 한 도구가 카메라였으니 사진과 카메라는 그 역사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지. 카메라가 등장함으로서 그동안 눈과 손으로 세상을 묘사하고 표현하던 방식에 일대 변화가 찾아 온 거지. 최초의 카메라는 너도 잘 알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고안한 ‘카메라 옵스큐라’였어. 카메라가 상자를 뜻하고 옵스큐라가 어둠을 뜻하기에 최초의 카메라는 말 그대로 ‘어둠의 상자’라고 할 수 있지. 그 원리는 아주 간단했어. 깜깜한 방에 작은 구멍을 낸 다음 구멍의 정반대편에 흰 종이를 대고 그 사이에 물체를 놓으면 빛이 그 물체를 비쳐 그 그림자가 흰 종이에 드리우고 이렇게 생긴 물체의 그림자가 바로 훗날 사진이 되는 ‘빛 그림’(photo graphy)이 되었던 거지. 작은 암상자의 구멍을 통해 들어온 빛에 의해 거꾸로 된 피사체의 상을 형상화시키고 이를 화학적 방법을 이용해 정착시켜 재현하고자 하는 끈질긴 노력에 의해 사진이 탄생한 거야. 그 후 카메라는 시대적 필요성으로 많은 사람들이 연구와 실패를 바탕으로 점차 발전하여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전자기술에 의해 자동화된 최첨단 카메라에 이르게 된 거야.

세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싶은 욕구에 더해 카메라의 진화에 한 몫을 한 것이 ‘속도’라는 인간의 욕구였어. 인류 최초의 사진은 한 장 찍는데 무려 8시간 걸렸다고 하니 그 당시 사진 찍는 사람이나 찍히는 사람이나 고생 꽤나 했을 거야. 눈 깜짝할 사이에 사진을 찍는 요즘에는 상상도 못할 시간이지. ㅎㅎ

과학문명의 발달에 따라 역사에 남을 카메라가 대중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등장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1888년 은행원이었던 조지 이스트먼에 의한 코닥 카메라의 등장이야. 이 카메라가 나오면서 표방했던 슬로건이 “셔터만 누르세요.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할게요”였어. 이 카메라는 무겁고 비싼 뷰카메라 대신 조작이 간편하고 무엇보다도 필름을 깔아 끼우지 않고 사진을 다 찍은 후 카메라 채로 맡기면 현상 인화된 사진과 함께 새로운 필름을 넣어 주인에게 되돌려 주는 방법으로 판매해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지. 즉 코닥 카메라의 등장은 사진의 대중화에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는 사건이었어. 하지만 100년 이상을 번창하던 이스트만 코닥사도 필름 카메라만을 고집하다가 디지털이라는 시대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해 최근에 문을 닫게 되었지.

그 다음 카메라의 역사에서 빼 놀 수 없는 것이 1913년 오스카 바르낙이 설계한 라이카 카메라의 등장이야. 당시 등산가였던 그는 알프스 정상에서 바라보는 장관을 사진에 담고 싶었지만, 당시 시중에 나와 있는 핸드카메라로는 선명하고 정교한 이미지를 담아 낼 수 없었어. 그렇다고 전투 군장처럼 무거운 장비를 끌고 알프스를 오를 수는 없는 일이었지. 이후 31개의 연구용 라이카를 만든 후 1925년 오늘날의 표준 카메라의 선구가 된 라이카A를 세상에 내놓게 되었지. 이후 라이카 카메라는 20세기 명기의 대명사로 불리게 되었어. 지금이야 찾는 사람들이 별로 없지만 아빠가 사진을 시작할 때만 해도 라이카 카메라를 한 대 갖는 것이 모든 사진하는 사람들의 꿈이었지. 현장에서 라이카를 목에 걸고 있는 모습만으로도 광채가 나는 느낌이었어.

그 후 1947년에 최초의 즉석카메라 폴라로이드95가 출시되었고 1969년 달 착륙시 함께한 중형 핫셀블라드도 사진의 역사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하지. 그럼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는 어디에서 처음 만들었을까? 니콘, 케논, 삼성……. 땡~~~ 최초의 디카는 아빠가 대학교 1학년이던 1981년 소니사에서 만든 마비카(Mavica)였어. 이 카메라는 처음에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컴퓨터를 통한 디지털혁명이 일어나면서 향후 디지털 카메라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지.

사진은 발명 당시부터 1960년대까지 사람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렸지. 신문과 잡지를 중심으로 사진의 대량 생산과 소비가 진행되면서 사진은 광고 예술 분야는 물론 우리 생활 곳곳에 깊게 파고들었어. 그러나 1960년대 이후 TV와 영화등 동영상 위주의 산업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자 사진의 영역은 상당히 위축되었던 거야. 하지만 디지털의 등장은 사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주었지. 디지털 사진이 새로운 매체로 등장하면서 사진이 다시 각광을 받게 된 거야. 여기에 힘입어 1986년 니콘에서 최초의 자동초점 기능 즉 AF(오토포커스)기능을 갖춘 카메라(F501)가 등장했지. 요즘 누구나 사진을 찍고 즐기는 시대가 된 것도 바로 오토포커스를 장착한 카메라 덕분이지. 

 

  
준우야 그럼 좋은 카메라는 어떤 것일까? 사진을 처음 시작할 때 어떤 카메라를 살까 망설이는 사람이 많을 거야. 물론 비싼 카메라가 성능도 뛰어나고 여러 가지 기능도 많아 좋긴 하겠지. 하지만 아빠가 지난 20여 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하건데 자기와 함께 정을 많이 나눈 카메라가 진짜 좋은 카메라 같아. 여러 카메라를 직접 만져보고 내 마음에 쏙 드는 ‘촉감’을 가진 카메라를 선택해서 많은 시간 정을 나누는 거야.

좀 엉뚱한 말 같지만 지난 1975년 미놀타 카메라는 광고를 통해 “당신이 카메라가 될 때 카메라도 당신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지. 참으로 공감이 가는 광고였어. 카메라 자체는 생명이 없는 깡통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지. 카메라를 대신해 내가 카메라가 되었다는 생각으로 피사체와 눈높이를 맞추고 나의 감각과 카메라의 감각을 일치시켜 가는 거야. 그러면 서서히 깡통인 카메라에 생명이 불어넣어져 결국에는 나의 감각대로 카메라가 따라올 수 있는 거지. 나의 생각이 언제나 내 몸의 분신인 카메라를 통해 사진으로 드러날 수 있는 거지. 지금은 아빠 말이 어렵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언제 가는 준우도 지금 아빠가 하는 말을 이해할 때가 올 거야. 그날을 위해 파이팅!!!      

 

 

 

###  편리한 DSLR(디지털 일안 반사식 카메라)  ###

최근에 나오는 DSLR은 무척 뛰어난 성능을 제공하여 초보자들도 쉽게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필름 카메라와는 달리 디지털 카메라의 가장 큰 매력은 찍자마자 바로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필름을 쓰던 시절, 필름을 현상하고 인화되어 사진이 나오기까지 ‘잘 찍혔을까?’하는 조바심에 늘 마음이 편치 못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디지털 카메라는 바로 그 자리에서 찍은 걸 확인하고 반복해서 찍을 수 있어 무척 편리하다.

모든 DSLR은 프로그램 모드(P), 조리개 우선 모드(A), 셔터 우선 모드(S), 수동 노출 모드(M)의 촬영모드를 지원한다.
- 프로그램 모드(P)는 조리개 값과 셔터 속도를 카메라가 자동으로 설정하는 완전 자동 촬영 모드다. 노출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므로 언제 어디서든 쉽게 찍을 수 있고 손 떨림 현상을 최소화한 셔터 속도를 자동으로 골라주기 때문에 사진 입문자들에게 적극 권하는 모드다.
- 조리개 우선모드(A)는 일반적으로 인물사진등을 찍을 때 조리개를 열어 배경을 흐리게 하거나 반대로 조리개를 조여 화면 전체가 또렷하게 나올 때 사용하며 조리개 값을 우선 지정하면 카메라가 셔터속도를 자동으로 설정해주는 기능이다.
- 셔터 우선모드(S)는 스포츠등 빠른 움직임 사진을 직을 때 정지하면으로 하려면 셔터 속도를 빠르게 설정하고 반대로 피사체의 역동감을 표시하고 싶을 때 느리게 설정하면 조리개 값을 자동으로 설정해준다.  
- 수동 노출모드(M)은 야간에 차량괘적 사진이나, 별사진을 찍을 때 촬영자가 조리개 값과 셔터 속도를 수동으로 설정하여 원하는 사진을 얻을 때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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