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그린 세상
에미 본문
에미 /송해월
푸르륵 푸르륵 풀숲에서 풀숲으로
실바람에도 몹시 흔들릴 것 같은
저 조그만 몸뚱어리
종종거리며 바쁘게 옮겨다니더니
가만, 알을 품었구나
저렇게 조그매도 에미로구나, 너 에미로구나
콩알 같은 까만 눈 경계의 빛 날카로워도
온통 착하게만 보여 너 어떡한다니
그 작고 순한 몸으로 세상을 향해 겁없이 맞서는
모성(母性)은
너에게도 참으로 눈물겹고 거룩한 것이었구나
그래, 에미로구나 저렇게 조그매도 에미로구나
에미라면 그래야지 그래 그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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