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그린 세상

상처 아닌 세상을 보는 눈 ‘자작나무 옹이’ 본문

빛으로 그린 세상/생명을 찾아서

상처 아닌 세상을 보는 눈 ‘자작나무 옹이’

빛으로 그린 세상 2022. 8. 5. 08:37

공원 산책길에서 자작나무 옹이와 눈이 마주쳤다.

마치 내 마음까지 들여다보는 듯 선명한 눈빛이다.

 

너 많이 힘들구나.”

 

상한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았다.

열대야로 잠을 설치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괜히 집고양이에게 화풀이를 하고 나선 길이었다.

 

응 지금 좀 힘드네.”

 

주절주절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말을 하자

자작나무 눈이 반짝였다.

 

이 상처는 내가 아팠던 흔적이야

하지만 지금은 내 몸의 상처가 세상을 보는 눈이 되었어.”

 

돌처럼 단단해진 옹이를 어루만져주자

자작나무도 축 처진 내 어께를 다독인다.

 

힘내

 

마음이 통하면 모든 것이 통하나 보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