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그린 세상

자벌레는 오체투지(五體投地) 본문

빛으로 그린 세상/생명을 찾아서

자벌레는 오체투지(五體投地)

빛으로 그린 세상 2021. 7. 22. 15:18

 

삼복더위에 자벌레가 길을 나섰습니다.

거꾸로 나뭇가지에 매달려 한껏 등을 굽혀

몸을 길게 늘이기를 반복하여 앞으로 나아갑니다.

 

힘겹게 여름을 나는 자벌레를 들여다보다

하루하루 숨쉬기조차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자벌레는 자벌레나방의 애벌레입니다.

언젠가는 번데기의 허물을 벗고

두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을 날겠지요.

시절인연을 기다리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자벌레가

삶의 스승처럼 느껴졌습니다.

 

오늘도 숲속의 수행자

자벌레는 오체투지(五體投地)하며

                                                             여름 속을 가고 있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