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황소처럼 느리게 갈 것이다 / 신현림
잠시라도 느슨해지고 싶어 푸른 정자처럼 앉아 강물을 굽어본다
가장 풍요한 방식으로 마음을 눕혀 벽이란 벽 문이란 문 다 열고 귀와 눈 온몸의 구멍이란 구멍 다 열면 바람이 난지 내가 바람인지 모른다
스피드가 다는 아닌데 세상이 얼마나 빨 리 흐르는가 스피드는 여운을 남기지 않는다 여운없는 삶이란 얼마나 메마른가
당신은 빨리, 빨리, 빨리, 외치며 달려도 나는 황소처럼 느리게 걸을 것이다 땅에 입맞춤하며 느리게 모든 것을 음미하며 느리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