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그린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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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에 어린자식 멀리 보내는 벌개미취

빛으로 그린 세상 2019. 10. 14. 09:29

찬바람이 불어옵니다.
연보랏빛으로 가을 들머리를 물들이던 벌개미취 꽃이 어느덧 백발이 되었습니다.

자식을 멀리 보내는 애끓는 부모마음 처럼
뽀얀 솜털씨앗을 잔뜩 움켜쥔 채 좀처럼 놓지 못합니다.
한차레 세찬 바람이 불자 더는 미련없이 씨앗을 훌훌 날려보냅니다.

솜털에 싸여 산으로, 들로 날아가는 여린 생명들은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내년에 보랏빛으로 우리를 반길 것입니다.

희망이 품었기에
꽃은 활짝 피었을 때보다
새생명을 떠나 보낼 때 더 아름다운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진, 글 김선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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