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그린 세상
쌀밥 닮은 이팝나무 꽃… 보릿고개 추억 ‘花~알짝’ 본문
오랫동안 새벽 출근을 하다 보니 아침밥을 거를 때가 많다.
일터로 허겁지겁 가는 대로변 가로수에
흰 눈이 소복이 내린 듯 새하얀 꽃들이 만개했다.
쌀밥을 닮은 이팝나무 꽃이다.
밤새 숙취와 허기로 배 속이 요란하다.
차는 막혀 꼼짝을 안 하고
멍하니 이팝나무 꽃을 바라보며 추억 속으로 빠져든다.
5월은 보릿고개가 절정이었다.
식구는 많았고 먹을 것은 귀했다.
허기는 늘 공기처럼 친근했고
흰 쌀밥을 닮은 이팝나무 꽃을 보기만 해도 배 속이 요란해졌다.
누군가에는 아름다운 꽃으로
누군가에는 아련한 추억 속으로
출근길 이팝나무 꽃이 수많은 사연을 안고 무성히도 피었다.
■ 촬영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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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국을 흰 물결로 수놓은 나무가 이팝나무와 아까시나무다. 나무 꽃이 밥알(이밥)을 닮았다고 부른 이팝나무는 예로부터 꽃이 많이 피면 풍년이 든다 하여 귀한 대접을 받았다. 그 어느 해보다 풍성하게 꽃을 피운 이팝나무를 보며 올해 모든 일에 행운이 깃들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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