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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줄었지만…“삶은 다시 꽃을 피울 거예요”

빛으로 그린 세상 2022. 2. 10. 14:59

 

삶의 에너지가 바닥날 때 전통시장은 좋은 에너지 충전소다. 북적거리는 사람들 속에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보면 새로운 삶의 의욕이 일곤 한다. 그중 꽃시장은 향기까지 덤으로 주니 일석이조다.

꽃장사 대목이라는 졸업식 시즌이라 남대문 꽃시장에 많은 사람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인적이 뚝 끊긴 채 향기로운 침묵만이 흐른다.

“가장 바쁜 철인데 이러고 있네요. 작년만 해도 견딜 만했는데 올해는 너무 막막해요.”

30년 넘게 이곳에서 꽃과 사는 최명숙(70) 아주머니의 목소리에 생기가 없다.

계속되는 코로나19 여파로 화훼농가는 하나둘 무너지고 졸업식 등 행사가 축소되거나 비대면으로 전환돼 어려움이 더하다고 한다.

꽃 한 다발 사 들고 나서는데 코끝이 찡하다. 매서운 추위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신문지에 싸인 꽃들을 바라보며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시가 생각났다. 시인의 말처럼 날마다 흔들리고 젖어도 우리네 삶도 기필코 꽃을 피울 것이다.


■ 촬영노트

꽃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이번 주말 사랑하는 사람에게 꽃 한 송이 건네면 어떨까. 그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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