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그린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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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잊은 ‘열공’… 신록보다 싱그러운 노년

빛으로 그린 세상 2021. 6. 20. 16:34

한바탕 출근 전쟁을 치른 후 차분해진 도심에 풍경 하나가 말을 걸어온다.

대형서점 앞 벤치에 한 노신사가 동상 옆에 같은 모습으로 앉아 책을 보고 있다.

그 모습에 반해 가던 길을 멈추고 슬그머니 옆자리에 앉아 기웃거려보니

노신사가 형광펜으로 책에 밑줄까지 그어가며 열공 중이다.

“책을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즐거워요.”

전직 공무원인 서춘근(69) 씨는 나이제한이 없는 자격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며 수줍게 웃는다.

서점이 문을 열기를 기다리면서 짬을 내 책을 보고 있는 중이다.

새삼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실감 난다.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서 씨의 모습이 6월의 신록처럼 싱그럽다.

촬영노트

아침, 저녁의 햇살은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 빛이 품고 있는 색온도가 분위기를 따뜻하게 해줘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나무와 벤치, 사람까지 오른쪽으로 기운 듯한 사진의 무게중심을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돌에 새겨진 굵직한 글씨가 잡아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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