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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그린 세상
호수공원으로 가는 길에서 특정한 길목을 지날 때 마다 향기로운 꽃 냄새가 난다. 아빠한테 이게 무슨 냄새냐고 물었더니, 이건 라일락 꽃 향기라고 대답해주셨다. 옆으로 조금 가서 보니 분홍빛을 띄는 꽃들이 냄새를 풍기며 벌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하얀색, 분홍색으로 얼룩진 라일락 꽃은 청순하고 참 예뻤다. 꽃이 너무 예뻐서 어떻게 찍어도 예쁘게 나올 것 같았다. 아빠는 어느새 이문세가 빙의되어 “라일락 꽃 향기 맡으며~ “ 라고 흥겨운 노랫말을 부르며 저만치 가고 계셨다. 멋진 사진을 찍어서 아빠를 놀래켜 드리고 싶었다. 나는 카메라를 얼른 꺼내서 사진을 찍었다. 한참 꽃을 찍고 디스플레이로 사진을 봤는데 꽃이 예쁘게 나오긴 했지만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진이 그냥 “이건 라일락 꽃입니다”라고 마치 설..
산책을 하며 사진을 찍을 때 마다, 카메라 화면에 떠있는 “1/125, 1/250” 이 뭔지 항상 의아했었다. 설명서에 셔터 속도라고 명시가 되어 있었지만, 셔터에 한번 “깜빡!” 하면 사진이 찍히는 것이지, 무엇 하러 그 “깜빡!” 거리는 속도까지 조절을 해야 하나 싶었다. 평온한 일요일 아침에 산책길에 오른 나는, 아마도 날씨가 많이 포근해 져서 인지, 많은 사람들이 조깅을 하고, 자전거를 타고 호수공원을 유유히 순회하는 모습을 보았다. 평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낯선 사람들이, 오늘 따라 자전거 타는 아저씨의 종아리 근육이 돋보였고, 한 발 한발 내딛으실 때 마다 씰룩씰룩 거리는 조깅하는 할아버지의 “노쇠하신 분에 대한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팔 근육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변태적인 동기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