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그린 세상
한땀 한땀 만든 마스크… 땀흘리는 그대가 진정한 ‘희망’ 본문
‘드르륵, 드르륵’
어른 키보다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니 재봉틀 박음질 소리가 요란하다. 선반에 수북이 쌓인 천 조각들이 빠른 손놀림에 낡은 재봉틀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마스크를 구하려고 몇 시간씩 줄서 있는 모습이 마음 아팠어요.”
22년째 강화경찰서 옆에서 양장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애자(59)씨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스크를 만들어보았다. 우선 식구들을 주고 양장점을 찾는 손님들에게도 나눠줬다. 반응이 무척 좋았다. 때마침 마스크제작 자원봉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에 본격적으로 마스크를 만들기 시작했다. 강화군 자원봉사센터에서 재료와 샘플을 갖다 주면 한 땀 한 땀 마스크를 만들어 필요한 이웃에게 전해주고 있다.
16만1803명.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1월 20일부터 3월 17일까지 행안부가 집계한 자원봉사자 숫자다. 외환위기 때 자발적 금모으기, 충남 태안 기름유출 때 끝없이 이어진 자원봉사 행렬로 우리는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다시 코로나19 판데믹 상황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남들을 위해 땀방울을 흘리는 이들의 노력이 한 줄기 빛으로 희망을 전해준다.
“남을 돕는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지고 잠도 잘 오네요.”
최근 경기가 나빠지면서 걱정에 잠도 많이 설쳤는데 자원봉사를 하면서 마음이 편해졌단다. 이씨의 행복한 미소를 보니 양장점을 찾다가 보도블록 사이에 핀 노란 민들레가 생각났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이곳저곳에서 피어올라 세상을 밝게 하는 민들레. 민들레를 닮은 그들이 있어 시름 속에 찾아온 이 봄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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