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그린 세상

방역현장의 빛나는 헌신… 그들 덕분에 세상은 여전히 밝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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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현장의 빛나는 헌신… 그들 덕분에 세상은 여전히 밝다

빛으로 그린 세상 2021. 2. 4. 10:11

북극발 최강 한파가 물러갔지만 냉기가 거리 곳곳을 배회하고 있다. 나란히 늘어선 하얀 천막 앞으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접수를 하고 체온을 재고 마지막 천막 앞에 선 사람들의 얼굴엔 긴장감이 역력하다.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 앞에서 코와 입을 벌리고 검체를 채취한 후 사람들은 혹시나 하는 우려 때문인지 무거운 표정으로 총총 발걸음을 옮긴다.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인 마포구 서강대입구역 임시선별검사소 풍경이다.

“하루하루 살얼음을 걷는 것 같아요.” 레벨D 방호복에 마스크하고 페이스 실드로 무장한 한진희(25) 간호사가 검체 채취를 마치고 천막 밖으로 나오고 있다. 진희 씨는 신규 간호사로 병원 웨이팅 중 작년 9월부터 코로나 최전선에 투입됐다. 사회초년생으로 처음에는 방역의 최전선에 서는 일이 무섭고 긴장도 많이 됐다. 그러나 여러 개의 핫팩으로 몸을 녹여가며 견딘 매서운 북극 한파보다 더 견디기 힘든 건 따로 있었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한 번에 정확히 깊이 찔러야 하는데 전수조사 때 짜증을 내며 투덜대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그럴 때면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에 힘도 들고 속도 많이 상했다. 그때마다 같이 고생하며 위로해주는 동료들이 있어 힘을 낼 수 있었다. 선별검사소를 오가는 시민들의 응원과 격려편지를 보며 ‘세상은 참 따뜻하구나’ 하는 느낌을 받고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무섭고 힘들지만 뿌듯해요.” 중학교 때부터 백의천사를 꿈꿔 왔던 진희 씨는 현장에 투입되고 나서 방역 최전선에서 많은 분이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의료진은 물론 군인, 공무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방역하고 청소하시는 분, 그리고 자원봉사자들까지 각자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모두가 힘을 합쳐서 우리의 안전을 지키고 있고 자신도 그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명감과 함께 자랑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짧은 휴식이 끝나고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진희 씨가 방호복을 고쳐 입고 있다. 더 많이 배우고 경험을 쌓아 코로나가 끝나면 중환자실에서 아픈 사람들을 세심하게 돌보고 싶다는 그 마음이 천사 같다. 우리는 매 순간 누군가의 노고로 살고 있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만큼 수많은 천사에 의해 삶은 계속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선별검사소 상황실 게시판에 한 시민이 보낸 편지가 한기를 녹여주고 있다.

“너무 고생하시게 해서 안쓰럽고 죄송합니다…. 평안과 행복을 깊이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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