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쟁기질 (2)
빛으로 그린 세상
소와 한몸되어… 가장이라는 무게를 지고 인생의 밭을 갈다
“이랴∼ 이랴∼ 이랴∼” 정겨운 소리가 고요한 첩첩산중에 메아리친다. 비탈밭에서 소의 고삐를 밀고 당기며 쟁기질하는 농부의 손놀림이 능숙하다. 소는 늙은 농부의 호령에 뚜벅뚜벅 장단을 잘도 맞춘다. 경사진 밭에서 한 몸처럼 움직이는 농부와 소를 자세히 보니 소가 농부의 말을 척척 알아듣는다. “이랴∼” 하면 가고, “워” 하면 멈춰 선다. 고랑 끝에서 “워워∼” 하니 오른쪽으로 돌아선다. 두 고랑을 갈고 나니 소도 농부도 거친 숨을 몰아쉰다. “이 밭이 6천 평이래요∼, 소 없으면 일을 못 해요.” 고삐를 내려놓고 자신의 고달픈 삶을 막걸리 한잔에 풀어내는 우광국(79) 어르신은 평생 소와 더불어 살아왔다. 저 소도 일을 시키기 위해 어미젖을 떼고 4개월 때부터 나뭇등걸을 씌워 길들였다고 한다. 어릴 때..
사람풍경
2020. 4. 16. 1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