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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그린 세상
사랑채 복원 넷째날 화창한 봄날, 어머니가 음식을 잔뜩 싸들고 격려차 오셨습니다. 모처럼 맛있게 점심을 먹고 힘을 내봅니다. 오늘 미션은 구들 틈새 메우기와 황토 몰탈로 구들덮기. 구들 해체할 때 함께 나온 작은 돌들이 큰 역할을 합니다. 구들장을 단단히 고정되고 틈새를 메우는데 제격입니다. 작은 돌들이 큰 구들을 받치고 있어 구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하찮은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있어 세상이 존재하고 바로 설 수 있습니다. 사랑방 문턱에서 구들장 마무리 작업을 지켜보던 정남이가 감수를 합니다. 이곳저곳을 살피더니 OK 사인을 보냅니다. 기분이 좋습니다. 아픈 팔로 수고한 나를 위해 연태고량주로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
조심스레 발을 내디딘다. 신발에 갇혀 잠자고 있던 감각이 일제히 깨어나는 듯 온 신경이 발아래로 쏠린다. 물기를 머금은 황토가 반죽이 잘된 밀가루처럼 부드럽다. 서늘하고 미끄러운 감촉이 감싸자 발이 자유를 얻었다. 맨발이 더 자연스러운 대전의 계족산 황톳길이다. “아빠, 흙이 자꾸 방귀를 뀌어~” 재인(7)이가 형 재이(8)와 신나게 흙을 밟고 있다. 아이들이 발을 옮길 때마다 황토가 발가락 사이를 비집고 나오며 찌걱찌걱 소리를 낸다. 재인이는 이 소리가 흙이 방귀 뀌는 소리로 들렸나 보다. “맨 처음에는 엄청 간지러웠어요. 그런데 점점 좋아졌어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재이는 제법 의젓하게 흙 밟은 소감을 말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직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는데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