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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그린 세상
키다리 나무들이 형형색색의 뜨개옷을 입고 있다. 찬바람이 불고 거리에는 낙엽이 뒹구는 쓸쓸한 계절이지만 가로수들이 알록달록 옷을 입고 있는 경기 과천시 문원동 도로는 나무들의 축제가 벌어진 듯하다. “너무 예뻐요.” 30년 경력의 야쿠르트 아줌마 이영옥(70) 씨가 이곳을 지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며 환한 표정을 짓는다. 분홍색 옷을 입고 일하는 모습이 나무들이 입은 뜨개옷과 잘 어울린다. 나무들이 입고 있는 옷을 만져보니 한 코 한 코 정성껏 뜨개질한 사람들의 온기가 느껴진다. 작은 정성들이 연결돼 나무가 따뜻해지고 그것을 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훈훈해졌나 보다. 찬 바람이 불어오는 거리에 겨울나무들이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 ■ 촬영노트 뜨개질로 나무에 옷을 입히는 ‘트리니팅(trees knitti..
아름드리나무들이 형형색색의 뜨개옷을 입고 있다. 모양도 무늬도 각양각색이다. 초록 바탕 뜨개물 위에 별들이 반짝이고 아기 곰과 산타가 동심의 나래를 펼친다. 연꽃 모양을 수십 장 이어붙인 뜨개옷도 있다. 찬바람이 불고 거리에는 낙엽이 뒹구는 쓸쓸한 계절이지만 가로수들이 알록달록 옷을 입고 있는 인천 새말초 앞 도로는 나무들의 축제가 벌어진 듯하다. “손뜨개는 사람들의 마음을 따듯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어요.” 교문을 빠져나온 아이들이 하나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정경훈(45) 씨가 나무의 뜨개옷을 매만지고 있다. 낡고 오래된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것을 찾아 고민하던 정 씨는 평소 취미로 하던 뜨개질로 나무에 옷을 입히는 ‘트리니팅(trees knitting)’을 기획했다. 둘째 아이가 다니는 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