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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그린 세상
거리 위 선율… 푸른 눈의 신사가 주는 ‘작은 위로’
‘끼기기깅∼.’ 힘겹게 산을 오른 선율이 계곡물 흐르듯 가슴속에 스며든다. 검은 코트를 입은 푸른 눈의 신사가 바이올린을 켜고 있다. 관광객들로 북적였던 인사동 한복판 문화의 거리다. 활력을 잃은 거리에서 사람들은 무심하게 제 길을 가고 애절한 바이올린 선율만이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건 겨울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이름은 샤샤, 우크라이나에서 왔다고 했다. 서로 영어가 서툴러 몇 가지만 묻고 눈인사를 나누며 헤어졌지만 수줍게 미소 짓던 그의 맑은 눈빛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었다. 3개월 만에 찾은 인사동에서 그를 다시 보니 두툼했던 코트가 얇게 바뀐 것 외에는 처음 본 모습 그대로이다. 반갑기도 하고 혹시 고국에 못 갔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의 바이올린 선율은 여전히 내 마음..
사람풍경
2020. 5. 25. 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