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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그린 세상
긴 겨울 견디고 핀 매화...희망 전하고 싶었으리
“끝이 있기나 한걸까?” 출근길 버스 안에서 문득 차창 밖 노란빛 한 점이 눈에 들어왔다. 산수유가 꽃을 피웠다. 하루하루 안타깝고 숨 막히는 일상 속에 무심한 봄은 어느덧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서울에서 매화가 가장 먼저 핀다는 강남 봉은사를 찾았다. 사찰 입구부터 그윽한 향이 느껴진다. 마스크에 가려 잊고 지내던 아득한 향기다. 오랜 벗을 만난 듯 반갑다. “올해 손녀딸이 대학에 들어갔는데 아직 학교를 못가고 있어…….” 손녀에게 매화 사진 보내 준다는 백발의 노신사가 꽃들을 스마트 폰에 정성껏 담고 있다. “얼마나 설레고 기대가 컸겠어, 좀 위로가 됐으면 좋겠어. “ 올해 여든 한 살이 되었다는 황기인 어르신은 6.25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한다. “어제는 마누라..
사람풍경
2020. 3. 19. 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