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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그린 세상
“평생 자식들 김장해 주고 싶어”… 엄마 몸부터 챙기셨으면
‘저리도 좋으실까.’ 밭에서 일하시던 어머니가 아들을 보자 반갑게 맞아주신다. 최근 넘어져 발을 다치셨다는 말을 듣고 근심스러운 마음에 시골집으로 향한 길이었다. 오른쪽 발목에 깁스를 하고도 무와 함께 춤이라도 추실 기세다. 언제 심어 놓으셨는지 밭에는 배추와 무가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해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어머니의 걱정이 하나 늘어난다. 김장 때문이다. 집안 연례행사 중 김장은 상위권에 속하는 중요한 행사였다. 날짜가 정해지면 그날은 애·어른 할 것 없이 가족들이 총동원돼 시골집에서 김장을 했다. 김장은 단순히 김치를 담그는 그 이상의 의미가 가족들에게 있었다. 자식들은 추석 이후 한자리에 모이는 계기가 됐고, 어머니에게는 당신이 힘써 지은 배추농사로 자식과 이웃에게 김장김치를 나눌 수 있는..
사람풍경
2020. 12. 11. 1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