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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그린 세상
먼 산에 동이 트자 밤새 잠들었던 대자연이 기지개를 켭니다. 투명한 아침 햇살이 굽이굽이 산자락을 어루만지고 이슬 머금은 신록에도 햇살이 고루 퍼집니다. 이른 아침부터 백구 세 마리가 들판을 신나게 뛰어다닙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제 마음도 강아지처럼 뛰놀던 유년시절로 돌아갑니다. 우리 아이들도 저 강아지들처럼 마스크 없이 신나게 뛰어다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만물이 꿈틀거리는 이 신록의 계절에 마스크로 동심을 가리고 있으니 얼마나 갑갑할까…. 아이들아 조금만 더 힘내. 잘 견뎌주는 너희들이 참 대견하고 고맙다. 사진·글 = 김선규 선임기자
아기 손 같은 신록들이 기지개를 켠다. 분홍색 앵초, 보랏빛 팥꽃나무, 노란 산괴불주머니가 저마다 자신의 색을 뽐내고 있다. 연못가에 동이나물이 노란 꽃을 피웠고 그 사이로 갓 깨어난 올챙이들이 꼬물꼬물 헤엄친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된 봄의 절정에 경기 용인 한택식물원에서 만난 풍경이다. “이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존재는 없습니다. 식물도 마찬가지지요.” 모란작약원에서 만난 이택주(80) 원장이 새로 돋아난 신록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 반평생 식물원을 가꾸고 지켜온 그의 모습에는 할아버지 같은 자상함과 부드러움이 배어 있다. 경제 논리가 앞서던 1970년대 그는 남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우리 산, 우리 강의 작은 풀꽃들에 젊음과 열정을 바쳤다. ‘제대로 된’ 식물원을 만들겠다는 그의 꿈은 국내 최..
우연히 새둥지를 발견하고 살며시 다가서다 어미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순간, 새도 놀라고 저도 놀랐습니다. 까만 두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지만 알을 품고 있는 어미 새는 꼼짝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작고 여린 몸으로 세상을 향해 겁 없이 맞서는 당당하고 거룩한 모성(母性)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