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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그린 세상
‘휘호이∼’ 삶 건져올리는 소리… “힘들어도 사는 일잉께”
콧등에 땀이 솟아나고 숨이 차오른다. 억지로 잠을 청해 보지만 버스는 더디기만 하다. 대부분 눈을 감고 있거나 차창 밖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다. 숨 막히는 일상이 5개월째 되풀이되고 있지만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과연 끝이 있기나 한 걸까’ 하는 불안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차에서 내려 잠깐 마스크를 벗고 숨을 몰아쉬자 ‘휘이’ 하는 휘파람 소리가 난다. 그 소리가 마치 오랜 잠수 끝에 물 위로 얼굴을 내민 해녀들의 숨비소리 같다. 한 번 더 긴 숨을 내쉬니 ‘하아~’ 소리와 함께 해녀 할머니 한 분이 해삼, 멍게가 가득 든 망사리를 짊어지고 내 기억 저편에서 걸어오신다. 제주 추자도 옆 작은 섬 횡간도의 고정심 할머니다. ‘휘호이~ 하아~’ 오랜 물질 끝에 물 밖으로 나와 숨을 몰아쉬는..
사람풍경
2020. 6. 29. 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