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촛불 (1)
빛으로 그린 세상
“나를 찾아서”… 깊은 산중 오두막에 촛불을 켜다
천천히 찾아오는 어둠은 부드럽다. 수직으로 뻗은 나무와 온갖 모양의 나뭇잎들이 어둠 속에서 자신의 빛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한다. 여름을 노래하던 새들도 하나둘 집으로 돌아가고 산은 깊은 침묵에 젖어들었다. 지리산과 덕유산 두 거인 사이에 오롯이 자리한 금원산 ‘고요의 숲’에서 밤을 맞고 있다. 전기가 없는 깊은 산중 어둠 속으로 빛 하나가 찾아들었다. 10여 년간 인적이 드문 산속에서 홀로 명상의 터를 일군 서승원(53) 씨가 책을 읽기 위해 촛불을 켰다. 양초 1개와 작은 향초 2개가 어둠을 가르며 2평 남짓한 오두막을 밝힌다. 책상 위에는 노자의 도덕경이 놓여 있고 벽을 따라 놓인 선반엔 책이 수북하다. “빛이 없으면 많은 것이 보여요.” 서 씨는 고교 시절부터 지리산을 타며 침낭 속에서 별을 보고 ..
사람풍경
2020. 8. 21. 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