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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그린 세상
까치 한 마리가 긴 나무가지를 입에 물고 자동차 사이를 깡충깡충 뛰어 다닙니다. 까치가 집을 지으려면 나뭇가지가 적어도 천 개는 필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도심의 까치에게는 마음에 드는 자리를 정하는 것도, 집 지을 재료를 구하는 것도 여의치 않아 보입니다. 그래도 새끼를 낳고 기를 생각에 힘든 줄도 모르고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심을 부지런히 누비고 다닙니다. 집 광풍이 몰아치고 있는 요즘, 도심에서 마음껏 자기 집을 짓고 있는 까치가 한편 부럽기도 합니다. 우리에게도 좋은 소식을 전해주길 기대해 봅니다. 사진,글=김선규 선임기자
세상이 어지럽습니다. 산책을 하다 부러진 나무 가지 하나 주웠습니다. 한손에 쏙 잡히는 느낌이 좋아 집에 가져와 생명을 불어 넣어주었습니다. 옹이는 두 눈이 되고, 부러진 상처는 입이 되었습니다. 다듬고 칠하고……. 드디어 내가 좋아하는 노가리로 변신했습니다. 오늘은 이 노가리를 눈요기 삼아 막걸리 한잔하렵니다. ^ ^
일상이 또 멈췄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어디든 텅 비었다. 거리는 한산하고 식당에도 시장에도 인적이 드물다. 생존의 위험 속에 사람들은 움츠러들었고 생계의 위협 속에 누군가는 거리로 나서야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국적으로 시행되면서 600년 전통의 서울 남대문시장도 활기를 잃고 깊은 적막감 속에 빠져들었다. “하늘이 너무 무심해…….” 올해처럼 장사가 안된 것은 평생 처음이라며 리어카에서 과일주스를 팔고 있는 주재만(75) 씨가 한숨을 쉬고 있다. 무더위 속에 하루 종일 넉 잔밖에 못 팔았다며 신문지를 말아 남의 속도 모르고 날아드는 파리를 쫓고 있다. 안되는 줄 알면서도 본전이라도 해볼까 해서 나왔다는 주 씨는 야채 그릇과 핫바, 과일주스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