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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그린 세상
복조리 할머니, 새해 받고싶은 福은… ‘함께 일하는 일상’
털신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야 할 마을회관이 굳게 잠겨 있다. 겨울이면 하루도 쉬지 않고 복을 엮던 손길과 발길이 이어지던 곳이다. 한 해 복을 담을 복조리를 만드는 경기 안성시 죽산면 신대마을이다. 남녘에서 부지런한 매화가 꽃망울을 터트렸다는 소식이 들려오지만, 텅 빈 들에는 메마른 풀들만 남아 있고 인적이 뜸한 마을 골목에는 찬바람이 서성인다. “보기에는 쉬워 보여도 엄청 힘들어요.” 집 안 거실에 잘게 쪼갠 대나무가 한가득 놓여 있고 완성된 조리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그 가운데서 폐현수막을 펼치고 앉아 이간난(70)씨가 홀로 조리를 만들고 있다. 조금만 움직여도 삐뚤어지기 때문에 발로 단단히 고정하고 억센 대나무를 바느질하듯 한 코 한 코 엮어야 한다. 복조리를 엮고 있는 주름진 손이 나무껍질처럼..
사람풍경
2021. 2. 20. 1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