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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그린 세상
맨발로 걷는 황톳길… “아빠와 아들 발바닥이 닮았네”
조심스레 발을 내디딘다. 신발에 갇혀 잠자고 있던 감각이 일제히 깨어나는 듯 온 신경이 발아래로 쏠린다. 물기를 머금은 황토가 반죽이 잘된 밀가루처럼 부드럽다. 서늘하고 미끄러운 감촉이 감싸자 발이 자유를 얻었다. 맨발이 더 자연스러운 대전의 계족산 황톳길이다. “아빠, 흙이 자꾸 방귀를 뀌어~” 재인(7)이가 형 재이(8)와 신나게 흙을 밟고 있다. 아이들이 발을 옮길 때마다 황토가 발가락 사이를 비집고 나오며 찌걱찌걱 소리를 낸다. 재인이는 이 소리가 흙이 방귀 뀌는 소리로 들렸나 보다. “맨 처음에는 엄청 간지러웠어요. 그런데 점점 좋아졌어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재이는 제법 의젓하게 흙 밟은 소감을 말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직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는데 친구들..
사람풍경
2020. 6. 22. 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