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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그린 세상
양파 망사로 떠받친 호박
달덩이 같은 호박이 해먹에 걸터앉아 느긋하게 가을 햇살을 즐기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양파 망사로 만들어 주신 것입니다. 딴 애들은 땅바닥에 뒹구는데 “저 호박은 좋겠다!” 하자 어머니 하시는 말씀. “큰 덩치에, 매달려 있으려면 얼마나 힘들겠냐! 그것들도 한 식군데…….” 구수한 호박잎과 애호박도 잘 먹었는데 찬바람이 나니 따끈한 호박죽 생각이 납니다. 그러고 보니 호박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모든 것 다 내어주면서 늙어가는 어머니를 닮았습니다.
빛으로 그린 세상/행복편지
2020. 9. 28. 0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