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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그린 세상
코로나를 잘 이겨낸 두분의 어머니를 모시고 동해바다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어머니들은 오래간만의 여행으로 사돈을 떠나 친구처럼 좋아하십니다. 시리도록 맑고 푸른 하늘이 어머니들의 여행을 축복해 주셨습니다. 여행이란 단어를 잊고 사셨던 어머니들이 무척 설렜나 봅니다. 머리도 짧게 자르고 염색을 해서 한층 젊어 보이십니다. 장모님은 옷을 새로 사고 파마도 하셨습니다. 내색은 안했지만 오래 전 부터 이날을 손꼽아 기다리셨다고 합니다. "다시는 바다를 못 볼 줄 알았는데..." 아흔이 넘으신 장모님이 바다를 바라보며 감격해 하십니다. 끝도 없이 펼쳐진 바다를 오랫동안 바라보시던 어머니들은 서로의 손을 꼭 잡으셨습니다. 지금은 돌봄 대상이 된 두 분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마스크를 잠시 벗고 긴 숨을 들이쉰다. 공기가 제법 선선하다. 구절초 틈에서 철 지난 망초 꽃들이 강인한 생명력을 과시하며 파란 가을 하늘을 우러른다. 재활치료를 통해 유기견에게 새 삶을 불어넣어 주는 경기도 도우미견나눔센터를 찾았다. 청명한 하늘 아래 파란 조끼를 입은 훈련사와 호리호리한 개 한 마리가 훈련을 하고 있다. 김지연(26) 훈련사와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 ‘산토’다. 지난 5월에 안산보호소에서 이곳으로 온 산토는 발견 당시 오른쪽 골반뼈가 부러져 있었다. 바로 수술했으면 치료할 수 있었지만 유기된 상태로 오랫동안 방치돼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지금도 한쪽 다리가 불편해 강아지용 짐볼 등을 이용해 훈련을 받고 있다. 이곳에 온 유기견들은 한두 달 훈련을 거쳐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고 분양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