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얼음장 (2)
빛으로 그린 세상
강변마을 이어주던 섶다리의 추억… 가족도 일상도 그립다
함박눈이 내린다. 산과 들 그리고 꽁꽁 언 강물 위로 소복이 내려앉는다. 을씨년스러운 겨울 산하가 어느새 순백의 세상이 됐다. 눈발을 헤치며 누렁이가 앞서가고 지게를 멘 주인이 뒤를 따라 다리를 건너고 있다. 그 정겨운 모습에 왠지 모를 그리움이 일렁인다. 강원 영월군 평창강 판운리 섶다리 풍경이다. “내 별명이 지게 도사야. 하하하.” 설을 앞두고 다리 건너 이웃 마을에 다녀온다는 하창옥(74) 씨가 불콰해진 얼굴로 호탕하게 웃는다. 발채를 얹은 지게 위에는 짐이 가득하다. 젊을 때 지게질깨나 했다며 지금도 일을 할 때 지게가 요긴하단다. 신작로가 뚫리고 콘크리트 다리가 놓여 있지만, 강 건너 이웃 마을에 갈 때면 이 다리가 제격이다. 강 건너 이웃집에서 약주 한잔 걸치고 산이(풍산개)와 함께 집으로 ..
사람풍경
2021. 2. 20. 1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