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삼복더위 (2)
빛으로 그린 세상
"애들 얼마나 목이 마르겠냐"
가마솥 폭염이 계속됩니다. 이더위에 어머니가 시골집에 가자고 성화십니다. 시골집에 도착하자 마자 우물에 연결된 호수로 화단에 물을 뿌리십니다. "애들 얼마나 목이 마르겠냐..." 어머니의 측은지심에 시들거리던 꽃들이 생기를 되찾는듯 합니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호랑나비가 농염한 자태로 꽃들을 유혹합니다. 산에 잠시 다녀왔는데 땀이 비오듯 합니다. 대추나무 그늘에서 쉬던 정남이처럼 땡칠이가 됐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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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7. 25. 12:26
자벌레는 오체투지(五體投地)
삼복더위에 자벌레가 길을 나섰습니다. 거꾸로 나뭇가지에 매달려 한껏 등을 굽혀 몸을 길게 늘이기를 반복하여 앞으로 나아갑니다. 힘겹게 여름을 나는 자벌레를 들여다보다 하루하루 숨쉬기조차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자벌레는 자벌레나방의 애벌레입니다. 언젠가는 번데기의 허물을 벗고 두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을 날겠지요. 시절인연을 기다리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자벌레가 삶의 스승처럼 느껴졌습니다. 오늘도 숲속의 수행자 자벌레는 오체투지(五體投地)하며 여름 속을 가고 있습니다.
빛으로 그린 세상/생명을 찾아서
2021. 7. 22. 1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