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낙엽 (2)
빛으로 그린 세상
낙엽 청중’ 앞에서… 인생의 가을을 연주하다
수북이 쌓인 낙엽을 밟는다. 넓적한 플라타너스 잎들이 발아래에서 바스락거린다. 젊은 날 낙엽을 밟을 때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낭만을 즐기곤 했다. 이제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니 낙엽 밟는 소리에 가슴이 시려 온다. 낙엽들이 서울시민보다 많을 것 같은 양재 시민의 숲을 걷는 중이다. “부아앙∼빰바∼.” 경부고속도로와 인접한 산책로 벤치에서 트럼펫 소리가 들려온다. 자동차 소음과 섞여 들려오는 금관악기 소리에 까마귀가 깍깍 화음을 넣는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청바지를 입은 중년 신사가 악보를 보며 트럼펫 연습에 한창이다. 수북이 쌓인 낙엽 앞에서 연주하는 그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작년 말에 정년퇴직했다는 최덕하(64) 씨다. 30여 년간 교회 차량을 운행했..
사람풍경
2020. 12. 2. 0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