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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그린 세상
무덤가에 핀 구절초…아버지를 닮았습니다
어느 해부턴가 아버지 무덤가에 하나둘 피어나던 구절초가 올해는 무리 지어 피었습니다. “참 좋다.” 밭에서 일하다 고단한 허리를 펴시고는 파란 가을 하늘을 보며 좋아하시던 아버지를 닮았습니다. 키가 크신 아버지처럼 아홉 마디 훌쩍 자란 구절초가 하늘을 우러르며 활짝 웃고 있습니다. 구절초 옆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 아래 은은한 구절초 향기가 아버지 넋이 되어 헛헛한 내 마음을 다독여줍니다.
빛으로 그린 세상/생명을 찾아서
2020. 11. 6. 07:45
가을서정
아름다운 가을빛을 모아 봤습니다. ^ ^ 가을날/ 릴케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던져 주시고 들판녘에는 바람을 놓아주십시오. 마지막 남은 열매가 무르익도록 하명하여 주시고 남국의 날씨를 이틀만 더 베풀어 주소서. 무르익어라 이들을 재촉하여 주시고 마지막 남은 단 맛이 포도주에 듬뿍 베이게 하소서. 이제 집이 없는 사람은 집을 짓지 않습니다. 이제 고독한 사람은 오래오래 고독을 누릴 것입니다. 밤을 밝혀 책을 읽으며 긴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그러나 불안에 잠기면 가로수 길을 마냥 헤매일 것입니다. 잎이 휘날리는 날엔... . 그냥 돌아가지 못하고 시를 적는 무례함도 가을날의 서정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삶의 원형을 찾아서/빛세상 갤러리
2017. 10. 22. 0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