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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담배밭

빛으로 그린 세상 2017. 6. 26. 13:40

8월의 담배밭/김상미

오늘도 담뱃잎 따러 나왔네
3백년 된 갈론마을
그 안에 심어놓은 담배밭
순도 백 프로의 햇빛과 바람과 비
동에서 떠올라 서로 질 때까지
담뱃잎 따고 또 따는 부부
온몸에 내리쬐는 뙤약볕
자식을 위해, 미래를 위해
멈출 수 없는 손
지칠 줄 모르는 손
거대한 자석처럼 대지를 움켜쥔
지고한 사랑의 비밀
땀방울, 땀방울로 쏟아내며
3백년된 갈론마을
그 안에 심어놓은 담배밭
얼마나 서로를 사랑하는지
얼마나 서로를 의지하는지
은둔한 학자처럼 서 있던 미루나무
온 마을 바람이란 바람 다 끌어 모아
무수한 격려의 손 흔드네
담배밭 사이사이 주름진 노동
새처럼 훨훨 날려보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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