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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이보다 질긴 어머니의 사랑

빛으로 그린 세상 2016. 6. 27. 14:43

부모님이 계시는 시골집에 잠깐 들렀습니다.
반갑게 맞아주신 어머니는
최근에 허리수술을 받아 아직 불편하신 몸인데도
호미를 들고 밭두렁으로 나가셨습니다.

들판은 꽃샘추위로 스산했습니다.
허리에 무리가 가니 가만히 계시라는 자식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기어코 소쿠리 가득 냉이를 캐서 바리바리 싸주셨습니다.

추운 겨울을 이기고 나온 냉이처럼 모질게 살아오신 어머니.
당신 몸 부서지는 것 생각 않고 자식들 하나라도 더 먹이시려고…….

아내가 끓여준 냉이 된장국을 먹으며,
냉이보다 더 질긴 어머니의 사랑에 목이 메었습니다.

 

2004/ 경기 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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