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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투명하게 하는 서울의 허파

빛으로 그린 세상 2017. 6. 24. 15:12

-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

쏟아지는 가을 햇살이 눈부시다. 이렇게 계절은 어김없이 다가오나 보다. 푸르렀던 녹음은 어느새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고 하나, 둘 나뭇잎을 떨어뜨리기 시작한다. 오색 단풍이 곱게 비친 거울 연못에서는 비둘기 한 쌍이 사랑을 나누며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한다. 도심에서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곳, 서울숲이다.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도시 숲을 만든다는 취지로 조성된 서울숲에 네 번째 가을이 찾아왔다.

 

 

시민단체와 지역 주민들이 함께 노력하여 세계적인 공원으로 거듭난 센트럴파크처럼, 서울숲도 서울시와 시민이 함께 만들었고 함께 관리하는 공원이다. 생명의 숲 운동본부를 비롯한 환경단체와 기업, 시민, 학자들이 서울에 도시 숲을 만들기 위하여 서울그린트러스트를 추진했고, 서울시와 함께 2년여의 준비를 통해 뚝섬에 35만평의 서울숲이 탄생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자연 그대로의 숲을 재현해놓은 생태숲은 서울숲의 대표적인 명소이다. 한강으로 이어 지는 가교위에서 꽃사슴들이 노는 모습을 손쉽게 볼 수 있다. 마치 강원도 어느 깊은 산자락에 온 듯한 한적한 풍경이지만 멀리 숲 뒤로 보이는 빽빽한 아파트 건물들이 이곳이 서울 도심의 한복판임을 실감케 한다.

 

오후가 되면서 사람들이 많아진다. 아파트에서 슬슬 걸어 나와 공원을 산책하는 사람들에게는 서울숲에 대한 자부심이 엿보인다. 그들에게 있어 도시 숲은 마음먹고 어쩌다가 한 번 가는 곳이 아니라 언제든지 갈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그 자체로 생활의 일부이다. 자연 속에서 사계절을 온전하게 느끼고 자연과 교감하면서 그렇게 가족이 숲에서 소중한 추억을 엮어가고 있다. 개장이래로 몰려드는 인파를 보면 그 동안 얼마나 자연과의 공간에, 조용한 쉼터에 목말랐던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숲의 주인공은 단연 아이들이다. 마냥 즐겁고 신나는 아이들 곁으로 여름 내 울창했던 나무들은 울긋불긋 물들어있고 거리마다 낙엽들이 수북이 떨어져 있다. 소중한 어린시절의 한 페이지를 숲에서 채워가는 아이들을 보며 푸른 도시의 미래를 바라본다. 아직 서울숲도 아장아장 걷는 아기에 불과하지만 숲에서 뛰놀던 아이들이 자라서 가족을 이루어 다시 찾아올 때쯤이면 서울숲도 더욱 울창해질 것이다. 숲 자체로 생명력을 지니고 무럭무럭 자라면서, 온 도시를 푸르게 덮으리라. 아이들에게 최후의 고향이 될 도시가 꾸는 푸른 꿈은 이렇게 시작이 되었다.

 

찾아가는 길
서울 도심에 나무와 물과 동물과 사람이 한데 어우러지는 서울숲에 가려면 지하철 2호선을 타고 ‘뚝섬’역에서 내려서 8번 출구로 나온다. 표지판을 따라 15분 정도 걸어가면 서울 숲이 나온다.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려면 홈페이지 http://parks.seoul.go.kr를 방문하거나, 서울숲을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임인 서울숲사랑모임(02-462-0253)에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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