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그린 세상

백제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올림픽공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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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올림픽공원

빛으로 그린 세상 2017. 6. 24. 14:19

-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공원

아침 공기가 알싸하다. 12월의 일요일 아침, 부드럽게 이어지는 능선을 오르는 사람들이 하나, 둘 이어진다. 눈이라도 내릴 듯 낮게 깔린 하늘 아래로 저 멀리 산이 보이고, 능선위에서 간간히 보이는 사람들의 행렬과 나뭇잎을 모두 떨어뜨린 빈 나무들의 자태가 어우러져 아득한 풍경을 연출한다. 마치 어느 산에 오른 듯하지만, 사실은 고층 아파트 숲의 한가운데에 서있는 몽촌토성을 바라본 풍경이다. 

 

 

몽촌토성을 품고 있는 올림픽공원은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지난 1986년에  완공되었다. 공원의 중심부에 몽촌토성을 복원하였고 이를 중심으로 6개의 경기장이 반원형으로 배치되어있어 서울올림픽의 감동과 한성백제의 숨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도심 속 공원이다. 최근에는 자연친화적인 관리기법을 도입하고 성내천과 몽촌해자 그리고 88호수를 생태적으로 연결하는 노력을 통하여 자연친화적인 생태공원으로 발돋움을 하고 있다.

 

스산한 바람이 이는 공원의 겨울 풍경은 황량하다. 지난여름과 가을날, 화려하게 꽃을 피웠을 풀들도 누렇게 말라있고, 길가의 낙엽도 빛을 바랜지 오래이다. 조각공원에 군데군데 서있는 현대 조각품들이 주위의 황량함을 달래는 듯하다. 하지만 경륜경기장을 거쳐 조각공원을 지나가자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 길가의 운동기구로 운동을 하는 사람들, 조각품을 바라보며 재잘거리는 아이들로 공원은 활기가 넘쳐난다.

 

드넓은 조각공원의 조각품들과 미술관, 그리고 경기장과 체육시설 등으로 공원은 예술과 문화 스포츠가 어우러지는 현대적인 공간이기도 하지만 공원 한가운데 둥그렇게 솟아있는 몽촌토성이야말로 올림픽공원에서 가장 사랑받는 곳이기도 하다. 몽촌토성을 오르는 산책길을 따라 구릉을 오르면 하늘과 나지막한 언덕과 나무, 그리고 능선길이 한 눈에 펼쳐지면서 자연의 품을 느낄 수 있는 반면, 다시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주위의 건물과 아파트 숲과 공원 전경을 내려다보면서 이곳이 도심 한가운데임을 실감하게 된다. 

 

백제하면 공주나 부여를 떠올리지만 공주와 부여보다 훨씬 오랫동안 백제의 수도였던 곳이 한성, 즉 서울이다. 몽촌토성은 풍납토성과 함께 한성백제시대의 대표적인 토성으로, 자연 그대로의 언덕을 이용하여 흙을 쌓아올리고 거기다가 굵직한 나무울타리인 목책을 두르고 또 성 주위로 땅을 파서 물을 댄 해자를 둘러서 이중삼중으로 방비를 튼튼히 했다고 한다. 올림픽공원에 조성된 몽촌토성은 토성의 터에다 고증 자료를 통하여 토성을 다시 복원해놓은 것이다. 5백년동안이나 백제의 수도였지만 신비에 쌓여있던 백제의 역사가 살아 숨쉬게 된 것이다. 

 

다시 오르막길에 오르면서 어떤 길이 펼쳐질지 사뭇 궁금해진다. 산책길 옆으로 빨간 감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감나무가 보인다. 아이는 감이 탐나지만 먹음직스런 감은 주변의 직박구리, 청딱따구리의 차지다.

 

산책길은 가파른 오름길이 되기도하고 내리막길에는 드넓게 펼쳐진 언덕에 외롭게 서있는 나무가 낭만적인 풍광을 연출하기도 한다. 때로는 억새가 우거지기도 하고 때로는 소나무나 오래된 은행나무가 반기는 길을 따라 올라가자 어느새 정상에 다다른다. 발아래에 끝없이 이어진 고층 빌딩과 아파트, 그리고 공원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매연과 소음과 분진 속에서도 올림픽공원에는 예술이 있고 문화가 있고 역사가 있고, 그리고 이곳에 살고 있는 동식물들과 함께 이곳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찾아가는 길

자연과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지는 올림픽공원에 가려면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바로 평화의 문이 나온다. 몽촌호수를 끼고 5분정도 걸으면 몽촌토성으로 오르는 산책로가 나온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http://hangang.seoul.go.kr을 방문하거나, 공원관리소(02-3780-0590~2)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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