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그린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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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고성 산불, 그 후

그리고 겨울

빛으로 그린 세상 2017. 6. 29. 14:47

여의도 면적의 10배가 넘는 1천만평의 국토가 소실되고 졸지에 모든 것이 재로 변했던 고성산불 현장에도 어김없이 겨울이 찾아왔다. 탐스럽게 내린 눈은 불탄 나무의 상처를 어루만지듯 검은 산을 하얗게 감싸안지만 이내 앙상한 검은 줄기와 가지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추위가 찾아오면서 식물들은 모든 지혜를 동원해 겨울을 나면서 이윽고 다가올 찬란한 봄의 향연을 준비하지만 고성산불 현장에는 인동하는 생명의 신비가 없다. 빛이 그려내는 그림자가 불에 탄 나무들의 유일한 몸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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