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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UFO 취재기(상)

빛으로 그린 세상 2017. 6. 22. 15:35

<사진기자 95년 겨울호>

″이렇게 요상스럽게 생긴 비행기는 내 평생 처음봐요″
″어째 비행기가 날개가 없대요″

지난 9월6일자 문화일보 1면에 보도된 UFO(미확인 비행물체) 사진을 보며 강혜옥 할머니(81.가평군 설악면 설곡리 688)는 연신 머리를 갸우뚱거린다. 당시 강씨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함께 집 앞 마당에서 참깨를 털고 계셨다.
  

청평 유원지를 돌아 여주, 가평을 잇는 37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보면 설악면을 지나 엄소리로 향하는 샛길이 나온다. 여기서 설곡리까지는 약7km, 봉미산에서 시작된 미원천 줄기를 따라 동네 어귀로 들어서면 잣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는 마을, 설곡리는 용문산, 유명산 등 큼직막한 여섯 개의 산에 둘러싸인 아늑한 마을이다. 나는 이 마을을 9월의 첫 월요일인 4일 '가을과 추석을 조화시킨 스케치물을 준비하라'는 부장의 취재지시를 받고 찾아들었다.

오전 9시께 일단 회사문을 나서며 무작정 동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아직은 여름의 열기로 가득한 국도를 2시간 가량 달려 경기도 양평까지 도달했다. 양평군 양서면과 옥천면을 이 잡듯 뒤졌으나 만족할 만한 그림(사진)이 잡히지 않았다. 어느덧 시간은 정오를 넘어 마감시간을 향해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초조한 마음에 유명산과 중미산을 가로지르는 37번 국도를 따라 무작정 내달렸다. 큰길에서 샛길로 다시 샛길에서 큰길로. 그렇게 무작정 한시간을 헤메다 도착한 마을이 가평군 설악면 설곡리였다.

마을에 들어섰을 때 처음 눈에 띈 것은 한 노인이 외발수레에 쌀을 싣고 가는 모습이었다. 목장에서 쓰는 바퀴 하나짜리 수레를 미는 노인은 무척 힘이 부쳐 보였다. 농사만 짓다 돌아가신 할아버지 생각에 수레를 방앗간에서 3백 미터 떨어진 노인의 집(설곡리 688)까지 밀어다 주었다. 고풍스런 전통 한옥 기와집인 노인의 집에서는 여든 한 살의 동갑내기 할머니가 마당 가득히 널어놓은 참깨를 막 털려던 참이었다.

'쪽빛 가을 하늘 아래 추석에 찾아 올 자식들을 그리며 참깨를 터는 동갑내기 노부부.' 정답을 찾은 듯 했다. 낯선 젊은이가 수레를 밀어준 것이 고마워서인지 노부부는 시원한 냉수까지 권하며 흔쾌히 사진취재에 응했다. 셔터속도 250분의 1, 조리개 11, 촌로들의 표정을 잡기 위해 스트로브가 빛을 발하며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자연스런 노인들의 표정을 유도하며 셔터를 몇 번 누르는 순간, 오른쪽 지붕위로 무언가 강한 빛이 번쩍이며 스쳐갔다. 어지럽다는 느낌이 들면서 사진기자의 육감으로 셔터를 한번 더 눌렀다. 정말 일순간이었다. 카메라에서 눈을 떼고 하늘을 보았을 때는 이미 그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파란 하늘에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구름만이 유유히 떠다니고 있었고 노인들은 두런두런 애기를 주고 받으며 깨를 털고 있을 뿐이었다.

오후 5시 신문사에 도착한 후 곧바로 필름을 현상, 데스크에게 넘겼다. 하지만 그 때는 또다른 스케치 사진을 찍느라 이곳저곳을 들쑤시고 다닌 탓인지 설곡리의 일은 까맣게 앚어버리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였을까? 데스크는 29컷 중 문제의 UFO가 담긴 12번째의 컷을 인화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인화되어 나온 사진이 이상했다. 곧바로 필름을 닦고 다시 인화를 했다. 결과는 역시 마찬가지였다. 순간 짜증이 밀려왔다. 혹시 현상 과정에서 필름에 이상이 생겼는지 확인했다. 그러나 필름과 인화지에 아무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낮에 번쩍하던 것이 찍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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