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삶의 원형을 찾아서/고향산책 (11)
빛으로 그린 세상
해안 절벽에 걸린 마을
경남 남해군 남면 가천마을 한반도 남쪽 끝자락은 벌써 봄이 한창이다. 양지바른 논두렁에서 아낙들이 아기 손만큼 올라온 냉이를 캐고 있다. 봄볕이 고루 퍼진 들녘에는 시금치와 마늘 등 풋것들이 이미 움을 틔우고 있다. 질긴 겨울의 꼬리를 자르고 봄이 한껏 기지개를 피는 남녘의 해안 구석구석은 그야말로 생명의 기운이 가득하다. 남해를 육지와 연결하는 남해대교를 지나 남쪽으로 갈수록 봄빛은 더욱 파래진다. 풋내가 가득한 봄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섬 끝 벼랑 구빗길, 그아래로 망망대해가 펼쳐진다. 그림 같은 다도해를 품고 있는 바다를 바라보다 문득 아래를 굽어보면 벼랑에 마을이 하나 걸려 있다. 남해군 남면 가천 마을이다. 바닷가 산비탈에 붙은 동네가 마치 절벽에 붙은 제비집 같다. 파도가 바로 들이칠 것 ..
삶의 원형을 찾아서/고향산책
2017. 7. 18.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