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7/06/22 (12)
빛으로 그린 세상
- 경기도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 한낮의 햇살이 따사롭다. 길가에 얼어있던 흙도 부드럽게 녹아내리고 벚나무 가지에는 털옷을 입은 새눈이 얼굴을 내민다. 얼어붙어 있었던 호수도 녹기 시작한다. 가운데 부분부터 얼음이 녹으면서 잔잔한 물위로 나무와 숲과 하늘이 비쳐 보인다. 나무와 하늘뿐만 아니라 주변의 빌딩 숲마저 그 너른 품으로 품어주던 호수공원에도 그렇게 봄이 다가오고 있었다.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 때문인지, 가벼운 운동복 차림을 한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띈다. 호수를 끼고 보행자 도로를 산책하는 노부부, 조깅을 하는 젊은이, 자전거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 등, 모두에게서 활기찬 기운이 느껴진다. 호숫가 갈대밭에서 제법 포즈를 취하는 아이들을 아빠가 사진에 담는다. 또 노랗고 빨간 장난감 자동..
-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 세상이 온통 하얗다. 도시의 스산한 거리도 회색 콘크리트도 모두 하얗게 덮여 있다. 밤새 내린 눈이 고단한 도시를 푹 감싸 안은 듯하다. 거리에 눈을 잔뜩 이고 달리는 자동차와 눈에 반쯤 가린 간판들이 정겨워 보인다. 잠시 꿈이라도 꾸는 듯, 을씨년스럽던 도시의 풍경은 밤새 동화 속 하얀 나라로 바뀌어져 있었다. 가지가 휠 정도로 눈을 잔뜩 지고 있는 나무들이 간간이 눈발을 흩뿌린다. 입구에 마중을 나온 듯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눈사람이 먼저 오는 이들을 반긴다. 아침부터 나와서 눈 덩이를 굴리는 아이들과 그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얼굴에도 행복한 미소가 묻어난다. 이 곳이야말로 도시 속의 행복한 동화나라일까. 하얀 눈밭 이곳저곳에는 눈사람들이 웃고 서있다. 눈 덮인 ‘서울숲’을 찾..
-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 울창한 메타세콰이어 숲길을 걷는다. 맑은 아침 햇살이 내리비치는 길가에는 하얀 개망초 꽃이 소복하게 피어있고, 철 지난 유채꽃 위로 흰나비가 팔랑거린다. 조깅을 하며 지나쳐가는 사람들에게서 활기찬 아침 기운이 느껴진다. 상쾌한 오솔길 풍경. 하지만 쉼 없이 들려오는 차 소리는 이 곳이 서울 도심의 한복판임을 실감케 한다. 하늘공원과 강변북로 사이의 메타세콰이어 숲길은 1Km 남짓 되는 거리이다. “서울에 이런 곳이 드물지요. 허리가 아파서 마라톤을 시작했는데 거의 매일 이 곳에 와서 뜁니다.” 김명동(47)씨는 발바닥으로 느껴지는 푹신한 흙의 감촉이 특히 좋다고 한다. 강아지를 데리고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로 달려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에선 한결같이 여유가 묻어나온다. 도심 ..
푸른강물이 유유히 흘러가고 있다. 강변 언덕 위에는 옥수수밭 을 일구는 아낙네들의 모습이 보인다. 일터로 향하는 농부들의 발걸음에 시골길은 아늑하다. 그러나 그 아래 강변에는 소총을 든 북한군이 눈을 번뜩이고 있다. 강은 숨을 멈추고 있었다. 중국지린(吉林)성 허룽(和龍)현 한 조선족 마을과 함경북도 무산군을 가르는 두만강 변. 식량을 구해기 위해 목숨을 걸고 강을 건너는 북한 여인과 그녀를 돕는 조선족들이 10여분 간 벌인 '대탈출'의 장면이 본사 특별 취재반에 의해 목격되었다. 지난달 17일 낮 12시 15분. 조선족 청년1명이 폭 30여미터 강 건너편에 있는 북한군 병사 2명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건너오라'고 조선족청년이 외치자 이들은'비가 많이 왔어. 물살이 세서 못가'라며 손을 내저었다. ..
굶주림에 지친 북한이 ‘벌거숭이 공화국’으로 급속히 전락하고 있었다. 북한 당국이 ‘주체농법’이란 미명아래 옥수수, 감자 등을 심기 위해 ‘다락밭’을 개간하면서 북녘땅 전역에 걸쳐 산불을 내는 것을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부족한 식량과 생활필수품을 수입하기 위해 백두산은 물론 두만강, 압록강변의 수십년생 아름드리 원시림을 대대적으로 남벌하고 있었다. 남양, 삼봉, 회령, 무산, 삼장, 혜산 등 무역거점에서 하이관(海館)다리를 통해 중국쪽으로 넘어오는 목재운반 트럭만해도 하루 평균 30∼40대씩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취재팀이 두만강 최하류인 팡촨(防川)을 출발해 백두산을 거쳐 압록강 최하류인 단둥(丹東)까지 3천리를 종주하는 동안 스스로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1천4백여㎞에 이르는 ..
시골에서 자란 탓에 분주한 일상에서도 문득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소리가 들리면 나는 하던 일을 멈추고 그 소리에 몰입하곤 한다. 천장에서 쥐들이 난리 칠때마다 이리저리 쥐똥 굴러다니는 소리, 일나간 어미소를 찾는 송아지 울음소리, 밥먹으라 악쓰시던 어머니 소리등. 모두 기억 한편에 자리잡은 아득한 소리다. 그 중에서도 이 삭막한 대도시에서 가끔 들을 수 있는 까치 소리가 나는 좋다. 시골 어른들은 유달리 까치소리를 좋아했다. 마을 들머리 논 옆에 서 있던 커다란 미루나무에 까치가 날아들어 아침을 여는 날이면 어른들은 어린아이처럼 함박웃음을 짓곤 했다. 이런날 찾는 이 없어 저녁 무렵까지 눈깔사탕 하나 안생겨도 하루종일 설레임에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까치 소리를 들으면 무슨 좋은 일이 ..
금강산 관광객이 통일의 염원을 안은채 북한땅 장전항에 첫발을 내디딘 지난 19일 역사적인 순간에 UFO(Unidentified Flying Object·미확인 비행물체)가 본사 카메라에 잡혔다.이날 오전11시30분쯤 본사 사진부 金善奎(김선규.37)기자가 금강산의 관문인 장전항 부근에서 찍은 카메라 필름에 UFO가 촬영됐다. 6.25전쟁 당시 북한 하늘에 UFO가 자주 출현했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북한지역에서 사진으로 촬영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기는 후지 HGV400 필름을 장착한 삼성 케녹스 2890 자동카메라. 한국우주환경연구소 趙慶哲(조경철.70)박사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촬영된 최고의 UFO사진”이라며 “비행각도와 분사체,광채로 볼때 UFO가 틀림없으며 자체 추진력을 갖추고 고속으로 움직이..
예전에 없던 버릇 하나가 생겼다. 틈만 나면 하늘을 쳐다보는 버릇이다. 맑고 푸른 날은 더욱 자주 하늘을 바라보게 되었다. 이 새로운 버릇은 95년 9월 4일 가평에서 UFO가 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시작되었다. 지난 8월 12일, 태풍이 지나간 하늘은 더없이 맑고 깨끗하였다. 버릇처럼 하늘을 바라보니 2년전 가평에서 포착된 UFO 생각이 문득 났다. 이 한장의 사진으로 벌어진 여러가지 일을 떠올리며 가평으로 향하였다. 당시 UFO가 찍혔던 현장은 변함이 없었지만 깨를 털고 계시던 두노인은 더욱 늙어보여 세월이 흘렀음을 느낄 수 있었다. 노부부와 헤어지고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무언가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기사형님께 차 속도를 늦쳐 줄것을 요구하며, 차창 밖으로 카메라를 움켜진 팔을 내밀어 하늘을 향해..
″이렇게 요상스럽게 생긴 비행기는 내 평생 처음봐요″ ″어째 비행기가 날개가 없대요″ 지난 9월6일자 문화일보 1면에 보도된 UFO(미확인 비행물체) 사진을 보며 강혜옥 할머니(81.가평군 설악면 설곡리 688)는 연신 머리를 갸우뚱거린다. 당시 강씨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함께 집 앞 마당에서 참깨를 털고 계셨다. 청평 유원지를 돌아 여주, 가평을 잇는 37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보면 설악면을 지나 엄소리로 향하는 샛길이 나온다. 여기서 설곡리까지는 약7km, 봉미산에서 시작된 미원천 줄기를 따라 동네 어귀로 들어서면 잣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는 마을, 설곡리는 용문산, 유명산 등 큼직막한 여섯 개의 산에 둘러싸인 아늑한 마을이다. 나는 이 마을을 9월의 첫 월요일인 4일 '가을과 추석을 조화시킨 스케치물을..
지난 9월 4일 본지 사진부 김선규기자가 가평에서 촬영한 UFO사진을 KBS측과 함께 프랑스 국립항공우주국(CNES)의 UFO조사기구에 의뢰한 결과 구체적인 자료가 24일 나왔다. UFO조사기구 책임자 프랑스와 루앙주박사는 24일 팩스를 보내 ″UFO의 속도는 초속 1백 8km로 추정되며 비행체 크기는 4백50m, 고도는 3천5백m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같은 수치는 촬영시 각도, 카메라조리개 속도 등을 분석해 산출한 것이다. 또한 영국 국방부 UFO조사데스크, 영국 UFO연구협회(BUFO-RA), 특수영상연구기관인 Network Security Management' 사진 효과 전문회사인 테이프스트리, 영국 코닥필름 본사등에서도 김기자의 사진이 조작되지 않았으며 자연현상이나 지구상의 물체를 촬영한 것이 ..